아래 내용은 미국 The wall street journal의 Dionne Searcey 기자가 작성한 11월 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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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몬태나주 리비의 주민들이 집집마다 짐을 싸고 친척집이나 모텔로 거처를 옮겼다. 정부 요원들은 방호복을 입고 장화를 신고 이들의 집을 차지했다.
요원들은 방독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골동품, 크리스마스 장식, 인형 수집품, 사진을 닦는다. 진공청소기로 다락방을 청소하고 여기 저기를 기어다니고 잔디를 파헤친다. 몇 주 동안 머물 때도 있다.
14년, 그리고 앞으로 더 길어질지도 모르는 이 기간 동안 주택 1,890채가 깨끗이 청소됐다. 치명적인 물질인 석면 섬유를 이 마을에서 제거하기 위해서다.
이 물질은 캐비넷 산맥 기슭에 위치한 이 골짜기 마을에서 W.R. 그레이스가 운영하고 있는 광산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정부 보건 관리들에 따르면 석면 섬유는 공기 중을 떠돌아다니면서 광산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 병에 걸리게 하고 치명적인 중독을 일으킨다. 마을 전체와 그 주변이 연방 슈퍼펀드 지역으로 지정됐으며 4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들여 실내외를 모두 정화하고 있다.
리차드 마일롯 미 환경보호국(EPA) 대변인은 “주민들이 집을 떠나있는 동안 정부 요원들이 기니피그, 물고기, 말에 먹이를 주고 있고 가정에서 키우는 식물과 토마토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EPA는 W.R. 그레이스를 제치고 이 마을의 최대 고용주가 됐다.
그러나 정화 작업이 길어지면서 마을 주민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작업장에서의 석면 노출을 처리하는 것에 더 익숙한 EPA는 정화 작업 기간을 결정하기 위해 리비 지역의 석면이 얼마나 유독한지 판단하는 데에 수년을 소비했다. 올해 초 EPA 감찰관은 독성 평가 결과가 지연된 것에 대해 주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며 EPA를 비판했다. 한 예로 주민들은 옆집에서 정화 작업을 마치고 있는 방호복을 입은 작업원들과 이웃들을 구분하는 것이 왜 주황색 그물뿐인지 알지 못한다.
전 그레이스 직원이자 리비 주민이기도 한 르로이 톰은 “이 마을은 다시 일어설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석면증 환자인 그는 정화 작업과 동료 환자들을 돕는 여러 지역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메릴랜드 소재 특수화학제품 기업인 W.R. 그레이스는 1963년 조노라이트로부터 리비 광산을 사들였다. 이곳은 조노라이트의 가정 단열재에 쓰이는 질석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광산은 독성이 있으며 사람의 폐에 박히는 바늘 같이 생긴 석면 섬유로 오염돼 있었다. 의사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석면 섬유가 암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폐조직을 손상시켜 일부 사람들을 호흡곤란이나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경고한다.
그레이스는 오랫동안 광산의 위험성을 몰랐다고 밝혔으며 먼지를 줄이고 직원들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또 23년 전 폐쇄된 이 광산이 당시 기준과 법을 준수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스는 2008년 리비 정화 작업을 위해 민사 합의금으로 2억5,000만 달러를 지불했으며 1년 뒤 환경 위험을 은폐하기로 공모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았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리비 지역 상황을 연구한 보건 관리들은 리비 광산에서 방출된 석면에 노출돼 주민 400명이 사망하고 2,000명 이상이 병을 앓은 것으로 추정한다. 형사 재판에서 그레이스측 전문가 증인은 의사들이 오진을 했다고 비판했다.
회사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대해 “이미 법정에서 다룬 혐의 때문에 부당하게 주목받을 수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주는 “상세한 공식 기록”이 있다고 답했다.
그레이스는 신흥 시장에서의 건설업으로 번창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 1년간 50% 가까이 상승했으며 2001년 4월 이후 6,000% 이상 올랐다. 당시 회사는 일부 리비 광산과 관련된 석면 소송이 끊이지 않아 파산보호 신청을 냈으며 내년에 파산보호 절차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산보호 절차를 받고 있는 그레이스는 장소에 상관없이 자사 제품으로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십억 달러 신탁기금을 설립하고 있다.
리비도 마을 재건에 힘을 쏟고 있다. 어린이들은 석면이 묻은 물체를 알아보고 이것을 건드리지 않도록 교육받고 있으며 집주인들은 잔디를 판 뒤 정원 도구를 물로 씻어내야 한다는 경고를 귀담아 듣는다. EPA는 광산이 최대로 가동될 때와 비교해 공기 중 석면 농도가 1만 배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록색 산소 탱크에 연결된 호흡 보조 기구를 차고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캐나다 국경에서 96km 남쪽으로 떨어진 인구 2,700명의 골짜기 마을이 받은 피해를 실감할 수 있다. 리비 카페에서 월귤나무 비스킷을 먹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때때로 큰 기침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트럭 여러 대가 질석에 오염된 잔해 수백만 톤을 이것이 처음 만들어졌던 마을 교외 광산으로 실어나른다.
리비 내 수많은 주택이 그레이스의 조노라이트 단열재를 쓰고 있으며, 심지어 그레이스는 굳은 땅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잔디밭에 뿌리는 질석을 주민들에게 대량으로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질석은 리비 주민들의 생활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한 여성은 할머니가 쿠키에 베이킹파우더 대신 질석 가루를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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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석면 광산이 작은 마을에 남긴 상처 
